수영과 소설[내가 만난 명문장/이지수]
“25m 레인을 헤엄치는 것과 소설을 한 줄 쓰는 건 비슷한 일이라고 안은 생각한다.”-스즈키 유이 ‘휴대 유산’ 아직 (한국어로는) 세상에 나오지 않은 문장이다. 내가 번역 중인 책 속 문장이기 때문이다. 주인공 안은 소설가다. 셰익스피어의 여동생 조앤을 주인공으로 한 단편을 쓰고 있다. 안의 소설에서 셰익스피어는 조앤의 글재주를 시기한다. 대본을 썼다는 조앤의 말에 셰익스피어는 신음하듯 내뱉는다. “왓 더 디킨스!” 어리둥절해진다. 디킨스는 셰익스피어보다 한참 뒤에 태어났으니까. 검색 끝에 그것이 셰익스피어의 희곡 ‘윈저의 즐거운 아낙네들’ 속 대사임을 알게 됐다. 이때의 디킨스는 소설가 찰스 디킨스와 무관하며, “왓 더 디킨스!”는 “What the devil”(이게 대체 무슨)의 완곡어법이라는 사실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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